그림 / 설 윤 혜
못 / 김 석 흥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못마땅하다고 고개 쳐들면
머리를 몇 대 더 맞는다
몸 꼿꼿이 세우고 버티다가는
허리가 구부러지고
불도가니에 들어가
녹아버릴지도 모른다
두둘겨 맞아도 참자, 한순간만
탈 없이 오래 사는 길이니까
그런데, 너무 고분고분하면 나를
쇠가 아닌 물로 볼까 봐 걱정이다
시집 / 천지연 폭포
그림 / 설 윤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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