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은구슬 / 이 효
비 갠 아침
거미줄에 매달린 은구슬
누런 고무줄보다 질긴 바람에도
펄럭이고 나부꼈을
거미줄 같은 엄마의 하루
한평생 끊어질 듯 말 듯한
거미줄 닮은 엄마 목에
투명한 은구슬 따다가
살짝 걸어 드렸더니
거미줄에 엄마 눈물 매달린다
열 손가락 활짝 펴서
엄마 나이 세어 보다가
은구슬 세어 보다가
떨어지는 은구슬 안타까워
살며시 손가락 집어넣는다
산 입에 거미줄 치겠니 하던 엄마의 목소리 멀어질 때
아침 햇살에 엄마 나이 뚝 하고 떨어진다.
신문예 107호, 2021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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