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연꽃 / 오 세 영

푸른 언덕 2021. 5. 4. 18:30

그림 : 강 애 란

 

연꽃 / 오 세 영

 

불이 물속에서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

연꽃을 보면 안다.

물로 타오르는 불은 차가운 불,

불은 순간으로 살지만

물은 영원을 산다.

사랑의 길이 어두워

누군가 육신을 태워 불 밝히는 자 있거든

한송이 연꽃을 보여 주어라.

닳아 오르는 육신과 육신이 저지르는

불이 아니라.

싸늘한 눈빛과 눈빛이 밝히는

불,

연꽃은 왜 항상 잔잔한 파문만을

수면에 그려 놓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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