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갈등 / 김 광 림

푸른 언덕 2021. 4. 30. 17:26

그림 : 김 현 경

 

갈등 / 김 광 림

빚 탄로가 난 아내를 데불고

고속버스

온천으로 간다

십팔 년 만에 새삼 돌아보는 아내

수척한 강산이여

그동안

내 자식들을

등꽃처럼 매달아 놓고

배배 꼬인 줄기

까칠한 아내여

헤어지자고 나선 마음 위에

덩굴처럼 얽혀드는

아내의 손발

싸늘한 인연이여

허탕을 치면

바라보라고

하늘이

거기 걸려 있다

그대 이 세상에 왜 왔지?

빚 갚으러

 

시집 :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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