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유 복 자
꽃 그늘에 눕힐란다 / 강 경 주
개밥도 챙겨 주고 닭 모이도 주어야지
목숨 붙은 것들인디, 나만 믿고 사는디
꽃구경 거 좋겄다만 내사 마 못 가겄다
여기도 봄은 오고 눈빛 또한 따듯하다
생강나무 꽃숨따라 산수유 노랗더니
무 배추 장다리꽃에 정령 같은 나비 떴다
꽃 피고 지는 거나 사람 왔다 가는 거나
해 뜨고 지는 일도 내 눈엔 다 한 가지다
한나절 적막한 꿈이나 꽃그늘에 눕힐란다
시집 : 노모의 설법 <강 경 주>
안개꽃
라벤더
너는, 누구냐 / 강 경 주
꽃은 무심히 피어 저리도 아름다운데
나는 마음을 잃고 치매를 앓는 구나
내가 네 어미였더냐
언제까지 그랬냐
시집 : 노모의 설법 <강 경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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