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아버지의 마음 / 김 현 승

푸른 언덕 2020. 12. 27. 17:04

이 미 정 <작품>

아버지의 마음 / 김 현 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깨끗한 피로......

코로나로 힘든 세상이다.

세상에 모든 아버지들이 지쳐있을 시기에

이 땅의 아버지들이여, 힘내시라!

당신들을 응원하는 어린것들이 있고

당신들의 따뜻한 이웃들이 곁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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