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타이탄 아룸 / 박 순

푸른 언덕 2020. 11. 30. 18:38

타이탄 아룸 / 박 순

칠 년에 한 번씩 꽃피우는 타이탄 아룸

몸에서는 36도 열을 발산한다

동물 썩는 냄새가 난다

저 꽃,

칠 년 기다림으로 단 이틀을 견디다

점 하나로 스러져 갈 뿐이다

꽃잎보다 더 큰 기둥만 한 중심을 세우기 위해

시체 냄새를 피웠으리라

어찌 좋은 냄새만 갖고 살 수 있을까

당신과 타협하지 못한 가슴은 썩어 문드러진다

가슴 앓이는 악취를 내며 입과 코를 움켜쥐게 한다

누군가는 나의 냄새를 좋아할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튕겨져 나오려는 시간 속에

중심을 세우려 애를 쓴다

*적도 부근의 열대우림에 자생, 시체꽃으로 불림

*아주 가까운 지인이 시집을 출간했다.

*박순 시인 : 강원도 홍천 출생

2015 <시인정신> 등단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작문 교실

강사

자운 문학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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