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푸른 언덕 2020. 2. 11. 00:32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을 들으면 A. Maslow(1908-1970)가 위계화한 인간의 욕구 중 배고픔, 목마름, 졸리움, 성욕 등이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제 일차 욕구로 보았던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는 일하기 위해 다니는 직장을 "밥줄"이라 하기도 하며, 어리석으며 둔한 사람을 "밥통"이라고 하거나, '밥값도 못하는 얼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타인과 의사소통 하기위해 "밥 한번 먹자"고 약속을 하기도 하고, 함께 한 솥 밥을 먹고 나면 훨씬 친근감을 느끼기도 한다. 뿐이랴, 알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밥숟가락 놓았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아무리 멋진 미사여구로 인간의 삶을 포장해도 "밥" 먹고 사는 일을 빼놓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본다.
 
먹이 앞에 선 야생 짐승들의 진지한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 스스로 최선을 다해 구한 먹이이기에 먹이 앞에선 야생 짐승의 모습은 경건해 보이기조차 하다. 그러나 야생의 짐승들은 먹이를 먹는 시간이 다른 적에게 공격을 받기 쉬운 취약한 순간이기도하다. 먹이를 먹는 순간에도 쉬지 않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작은 소리 하나에 입을 딱 멈추고 숨죽이는" 모습 속에서 우리의 한 끼 "밥"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인간들은 자신의 먹거리를 스스로 구하지 않는다. 먹거리가 어디서 오는지 더 이상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대형 슈퍼나 마트점에 넘쳐나는 먹거리를 화폐와 교환한다. 그래서인가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도 지구의 환경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오늘도 한 끼의 "밥"을 얻기 위해 추운 빙판길을 몇 시간 씩 걸어 무료 급식센터를 찾는 우리 이웃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퍼온글)


(나의 단상)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이 난리다. 구에서 운영하는 자치샌터들은 모두 휴원 상태다.

옆집 할머니는 경로당에 가야 밥을 먹는데 며느리는 회사에 가고 혼자 먹는 밥이 싫다고 하신다.

윗집에 사는 동석이는 학교에 가야 맛있는 급식을 먹는데 무기한 개학이 연기란다.

우리 교회에서는 건강 식당을 운영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문을 닫았다.

오나 가나 밥! 밥! 밥!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게 먹었던 밥들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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