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친정 어머니

푸른 언덕 2020. 2. 15. 23:28

오늘은 친정 엄마를 뵙고 왔어요.

친정어머니가 재 작년 겨울에 김장을 하시다가 넘어지셔서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도 하시고 재활 치료도 하셨어요. 가족들도 많이 고생을 했어요.

병원에 엄마가 오랫동안 누워 계시는 것을 보면서 느낀 생각은 노인이 되면

자기 자리에서 한발 물러서서 있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평생을 자식들 뒷바라지를 해오시고, 자식들 시집 장가 다 보내 놓으셨는데도

김장을 해주시겠다고 무리를 하시면서 엉덩방아를 쿵 찌시고 병원 신세를 몇 달

동안 지셨어요. 자식들이 어머니를 돌봐 드려야 하는 연세이신데도 여전히

자식들 김장이며, 집안 대소사를 당신 손이 가야 한다고 생각을 하셔요.

며느리들은 자신들에게 맡겨 달라고 하는데도 말씀은 "알았다" 하시면서도

여전히 집안에 큰일들을 안고 사셔요. 딸들이 말려 보았지만 평생 몸으로

익히며 살아오신 집안일들을 내려놓지 못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은 간병인 도움을 오전에 받고 생활을 하세요.

마음대로 돌아 다니지도 못하시고 집안에서나 가까운 마트, 시장 정도

누군가의 부측을 받으며 다니세요. 주말에는 간병인이 집에 가는 날이라서

제가 집에 가서 엄마 운동도 시켜 드리고, 간단한 빨래도 해드리고 안마도

해드리고 왔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나이가 들면 늙어 가기 마련이지만 참 안타깝고 측은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밥 먹는것 , 자신이 다른 사람 부측 없이 혼자 걸을 수 있는 것 이런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오늘은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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