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 / 이 효
저 푸른 숲 속에서
보호색 하나 갖지 못하고
나 여기 있소 하는 등불 하나
저 높은 빌딩 숲에서
안전복 하나 입지 못하고
나 여기 있소 달리는 오토바이 하나
푸른 둑에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
죽었을까? 살았을까?
가슴 졸이며 눈물만 글썽
가녀린 목에 등불 하나
밥그릇이 무겁게 일어난다
간신히 마주친 눈
"살았구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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