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알콩달콩

주부로 산다는 것

푸른 언덕 2020. 6. 5. 14:06

새벽에 일어나서 산책을 나갔다.
일주일에 한 번은 늘 대청소를 한다.
대청소라고 해서 별거는 아니다
화장실 청소, 싱크대 청소,
앞 배란다,
뒷 배란다 물 청소다.
보통 주부들이 하는 일들이다.
그런데 늘 하던 일이 오늘은 왜 이리도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문득 늙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친정어머니 생각이 났다.

친정어머니가 혼자 살림을 하시면서
직장 생활하는 며느리들을 위해
김치를 담가주신다.
그리고 힘들다고 말씀하신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주
종류별로 김치를 담가주시고 정작
당신은 파김치가 된다.

어머니로 산다는 것, 주부로 산다는 것
참 별것이 아니지만, 참 별것이다.
나도 직장 생활을 오래 했다.
워킹맘들의 고통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완벽한 직장 생활을 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또 애를 쓴다.
체력의 소진으로 당연히 살림은 엉망이 되어 있지만 남편은 완벽한 주부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여성들이여~ 너무 애쓰지 말아라
여자가 더 이상 만능 엔터 테이너가 아니다.
그리고 건강을 지켜라
그것이 곧 가족을 위하는 길이다.
나이를 먹고 보니 돈도 별것 아니고
명예도 별것이 아니다.
정신없이 달려온 삶 앞에서 건강이 무너지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았다.

나는 먼저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젊은 주부들에게 제안을 한다.
행복의 잣대를 절대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아라.
그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앞집은 에쿠스 타는데 나는 마티즈 탄다고
우울해하지 말아라.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병원 침상에서 노년을 보내길 원하는가?
돈은 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들어온 돈을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주부가 일을 안과 밖으로 열심히 하는 이유도
좀 더 풍요로운 생활을 원해서 이다.
건강을 잃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고, 나를 위한 시간도 가져보아라.
행복을 너무 물질로만 비교하지 말아라
주변을 돌아보자 작고 소소한 행복들이
널려있다.
잘 먹고, 많이 먹는 것에 목숨을 걸지 말아라
건강한 먹거리에 목숨을 걸어라

힘들고 지친 주부들이여!
힘내라!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시작하라.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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