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알콩달콩

목련꽃과 시인들

푸른 언덕 2020. 3. 25. 06:24

 

오후에 햇살을 등에 받으면서 산책을 나갔다

자목련 봉우리들이 "뻥이요" 소리 지른다

곧 터져버릴 것 같다

목련꽃 앞에 서면 내 심장 맥박수가 빨라진다

분명 내가 널 짝사랑하고 있는 게 틀림없구나

내 마음 들킬까 봐서 몰래 마음에 사진 한 장

찍고 달아난다.



 

곱게 피어 오른 목련꽃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 나만 가슴앓이를 하겠느냐?

어느 시인은 말했다

두근거리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란다

목련꽃을 보고, 사랑이 아니니 울지 말란다


 

어느 시인은 일사분란히 작당이라도  한 듯이

하늘을 향해 피는 수류탄 같은 무서운 꽃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시인은 아기 예수 닮은 성모 같다고 한다


 

어떤 시인은 생애의 가장 아름다운 날이 오면

세상과 결별할 준비가 되었냐고 묻는다.


 

어느 시인은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진다고 말한다.


 

어떤 시인은 목련 무명치마 속에 들어가

홍역처럼 않다가 그대와 함께 땅에 들어

가고 싶다고 한다.


 

어느 시인이 말한다

목년 나무는 그 집에 일 년에 한 번 불을 켠다.


 

어떤 시인은 목련꽃을 보고 나무가 새를 낳는다고

표현을 한다. 







 

어느 시인은 말한다

봄날에 은장도 쥔 손에서 새떼를 날린다고~



 

어느 시인은 말한다

목련은 온몸으로 온 힘으로

서서히 치밀어 올라

쉽게 피는 꽃이 아니라고

그래서 저리도 당당하게 아름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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