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알콩달콩

뻥이요~~뻥

푸른 언덕 2020. 3. 19. 22:22

 

내  어릴 적 기억 속에 남아있는

뻥튀기 아저씨

유년의 한 페이지는 그렇게  찢겨

내게로 왔다.



 

옥수수 강냉이,  하얀 쌀 튀밥, 누런 보리 튀밥

떡가래 튀밥, 검정콩 튀밥.....참 종류도 많네.



 

옛 풍경과  다른 것은 가스불로 타임만 맞춰 놓으면 혼자서 잘도 돌아가네.

뻥튀기 기계도  인공지능 시대에 진화했나?



 

나도 검정콩 2Kg 들고 달려왔네

내 콩이 뜨거운 뻥튀기 기계 속에서

"주인님! 살려주세요" 아우성치네

마음은 아프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해"

모르는 척 했네


 

뻥이요! ~~ 뻥

드디어  콩이  속살을  보여주네

집에서는 그렇게 요염을 떨더니

푼수 없이 길거리에서 옷을 벗네

세상살이 뜨거운 맛을 알아버렸네.

네가 부끄러워할까  검정 비닐에

넣어 들고 오네.

뜨거운 울음 하얀 김으로 쏟아 내서

어깨를 흔들며 흔들며 집으로

데려왔네 ~

너의 울음이  끝나기도 전에

한 주먹  입으로  털어 넣네

세상 살이 뜨거운  붉은  맛

혀 바닥으로 나도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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