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알콩달콩

친구와 함께 걷기

푸른 언덕 2020. 3. 13. 16:02


친구와 함께 걷기


아침에 가사를 마치고 그림을 그리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너무 오랫동안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었던 친구였는데

반갑기도 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 친구야 오랫만이다  잘 지냈니?" (친구)

"그래 목소리 들으니 반갑다" (나)

"친구야!  함께 만나서 걷지 않으래?" (친구)

"그래 좋아" (나)

친구와 나는 큰 찻길을 하나 두고 서로 다른 아파트에서 산다.

가까이 살면서 아주 오랫동안 서로 무엇이 서운했는지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다. 삼 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 같다.

친구가 내가 사는 동네로 넘어왔다.

우리는 경춘선 숲길을 걸어오면서 그동안 쌓인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한 시간 반 정도 운동 하고 헤어질 무렵 친구가 내게 말했다.

"친구야! 미안했다 내가 그동안 너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이유는

어느날  주말에

내가 너에게 고궁에 같이 놀러 가자고 했을 때 네가 NO라고 대답했어 

내가 너에게 노래방 같이 가자고 했을 때 네가 NO라고  대답했어  

그때 내가 너무 섭섭해서 내가 속으로 결심했어, 다시는 너에게 연락을

안하겠다고..... 그런데 내가 다시 연락을 한 이유는 내가 철이 들은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손녀를 돌봐주고 보니

그때 너가 직장 생활을 하는데 얼마나

바쁘고 시간이 없었을까? 생각하게 되었어

주말에는 많은 가사가 밀려 있었을 텐데...

내가 매일 놀아 달라고 했으니 정말 미안하구나

내가 손녀딸을 봐주면서 깨닫게 되었단다.

누군가 지금 나에게 놀아 달라고 하면 절대 놀아줄 짬이 없다는 것을 ...

친구야! 미안했다.

우리 가끔 만나서 운동이나 같이하자

나는 친구 말을 들으면서 친구가 참 순진하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바쁜 것은 사실 이였다.

나는 일 년에 한 번도 노래방 갈 기회가 없다.

노래도 잘 못하지만 어두운 지하나 밀폐된 공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NO 라고 대답을 했다.

나는 별로 생각 없이 대답을 했는데

친구가 마음이 많이 상해있었다

내가 오늘 느낀 생각은 가끔은

내가 하기 싫은 일도 친구를 위해서 YES하

대답을 해주어야 하고, 가끔 내가 가기 싫은 곳이라도

친구를 위해서 YES하고 대답을 해줘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다행히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잘 지내기로 했다.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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