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알콩달콩

사나이

푸른 언덕 2020. 7. 6. 09:28

어머니는 20년 동안 한 소년을 사나이로 키워낸다. 그러고 나면 다른 여자가 나타나
그 사나이를 20분 만에 바보로 만들어 보인다.
-마르셀 프루스트-

요즘 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 있다.
그런데 문득 한국 가정에서 일어난 고부갈등을
보고 외국 사람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드라마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악악 거리고 싸우는 장면이 나오면
스르륵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막장 드라마가 재미도 있을 법 한데 사람들이
사나워지는 모습을 기억에 담고 싶지 않아서다
특히 시어머니 역을 맡은 사람은 어찌 그리도
악한 연기를 잘하는지 혀가 나올 정도다.

성경 말씀에 보면 창세기에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룰지다"라고 분명히 적혀있다.
20년 동안 한 소년을 사나이로 키운 위대한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이여! 그대들에게 가장
큰 소리로 손뼉 쳐주고 싶다.
그대들의 공을 높이 추켜 세워주고 싶다.
나는 못 먹어도 가장 좋은 것을 먼저 자식에게
먹이고,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인류 대학에 보내려고 새벽부터 학교와 입시 학원으로 실어 나르고
~~그 헌신을 입으로 모두 나열하기에는
입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그런데 정말 여기까지다.
그들이 결혼 적령기에 이르렀다면 놓아주는
연습을 시작하자.
하나님이 하와를 만들 때 아담의 갈비뼈를
취해서 만들었고 창세기에 나온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다"
자신의 뼈를 만난 순간, 자신의 살을 만난 순간
20분 만에 바보로 만드는 것도 너무 늦은 것 같다.
2분 안에 바보가 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나도 바보 같은 어머니였다.
아들 눈에 하트가 씌워진 여자가 아니라
내 눈에 하트가 씌워진 여자를 아들 앞에 데려다 놓고 동그라미 치라고 강요했다.
그것이 얼마나 아들의 뼈를 마르게 했는지를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기로 했다.
20년 동안 키운 아들을 20분 만에 바보로
만들 여자가 나타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내 자리를 내어줄 준비를 마쳤다.
위대한 어머니들이여! 자식은 더 이상
내 소유가 아님을 깨닫자.
그리고 결혼을 해서도 절대 기대하지 말자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순간 집안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냥 20분 만에 반한 여자에게 모든 걸
믿고 그 사나이를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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