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시창작교실

절정

푸른 언덕 2020. 3. 2. 22:20


절정/이육사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츰내 북방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고원

서리 빨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이육사는 시를 왜 썼는가?

열여섯 차례나 피검되고 중국과 만주를 오가는 사이에

과연 무엇 때문에 이 시를 썼겠는가?

해답은 한 가지다

자신에 대한 존재 확인이자 존재 증명이다

믿고 의지할 것 없는 백척 간두의 현실에서 육사에게 시는

유일하게 자신이 살아있는 증거이고, 확인할 수 있는

존재 증명의 밥법이자 자아현실의 방법이었다.

 

까뮈 : 쓴다는 것 그것은 부조리의 삶에 있어서

존재증명을 위한 최후의 몸부림이라고

 

*왜 시를 쓰고 읽는가? 김재홍 (문학 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

'문학이야기 > 시창작교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시를 쓰고 싶은가?   (0) 2020.04.07
시를 쓰고 싶은 마음  (0) 2020.03.08
시정신이란?  (0) 2020.03.02
낯설게 써라  (0) 2020.03.01
시를 처음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0) 2020.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