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너 명상 속에 들어와 봐 / 노창수

푸른 언덕 2023. 9. 17. 08:09

그림 / 김한겸

너 명상 속에 들어와 봐 / 노창수

요즘 근황 좀 물어봐 노을 속 가랑잎이지

브람스처럼 젖으며 도톰히 낳고 지나치다

떨궈 사라질 무념 투명히도 부르지

잠 깨워 손 잡으면 공수거로 헤어지지

비듬의 생애 편린들 흔들며 털어내며

눈 감고 절기 외우다 늙은 팔로 저어가지

늦은 밤 침잠하듯 공수래도 얻게 되는

시든 다발 내다버리듯 가죽을 비우고 나서

정양수 빌린 미명을 촉루처럼 닦아 담지

노창수 시인 / 현대 시학 등단,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1979)

2023 한국시학 가을호 수록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벽 / 추성은(202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11) 2024.01.03
초가을, 서쪽 / 김용택  (4) 2023.09.15
선인장 / 박경희  (2) 2023.09.14
정오의 언덕 / 서정주  (2) 2023.09.12
유리창 / 정지용  (4) 2023.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