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친구의 나박김치

푸른 언덕 2020. 2. 27. 05:12

 

간호사 일을 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컴퓨터도 잘 다루고, 강의도 잘한다.

다방면으로 재주가 많아서 친구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면

이 친구에게 제일 먼저 SOS를 보낸다.

그런데 이 친구가 제일 못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음식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팥죽을 만들 때나 김치를 담그려면 내게 이것저것 묻곤 한다.

나도 음식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친구 생각에는

본인보다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오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매일 내게 이것저것 묻던 친구가 카톡으로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나박 김치를 혼자 담궜다고 자랑한다.

그 나이에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겐 친구의 소식이 너무 대견하게 들린다.

그래서 예쁜 이모티콘을 보내주고 격려해 주었다.

친구야 ^^ 힘내라.

항상 너를 응원한다.

 

오늘은 목요일이다 아파트에 장이 서는 날이다.

친구가 담근 나박김치가 눈에 선하다.

 

감사한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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