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감사했던 평범한 일상들

푸른 언덕 2020. 2. 23. 04:05

지하철을 아주 오랜만에 탔다.

코로나 19  전염병이 급속하게 퍼지면서 그동안 외출을 자제했다.

꼭 다녀와야 할 곳이 있어서 외출을 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심정이 매우 복잡했다.

"마스크는 꼭 해야지, 장갑은 잘 끼었나, 지하철 손잡이는 잡지 말자, 기침하는 사람 옆에 앉지 말아야지"

이 정도면 거의 공포 수준인 것 같다.

나는 문득 생각을 했다  감옥이 따로 없구나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닫고 얼굴을 바로 쳐다보지 않고

공포 속에 서로를 밀어 넣는 것, 불신하는 마음  

외출을 하고 와서도 손을 닦고, 또 닦았다..

그리고 조렸던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림같이 배우는 친구들도 보고 싶고, 동창들과 만나서 진한 차도 한 잔 마시고 싶다

사람들이 북적 거리는 재래시장 풍경도 그립고, 서점에 가서  책 냄새도 맡고 싶다

친구랑 미술 전시회도 가고 싶고, 뮤지컬도 보고싶다.

그리고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많은 거리를 힘차게 활보하고 싶다.


그동안 평범하게 지내왔던 일상들이 얼마나 감사 했었나

 이번에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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