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매화나무의 解産​ / 문태준

푸른 언덕 2023. 2. 6. 16:56

그림 / 신종식

매화나무의 解産​ / 문태준

 

 

늙수그레한 매화나무 한 그루

배꼽 같은 꽃 피어 나무가 환하다

늙고 고집 센 임부의 해산 같다

나무의 자궁은 늙어 쭈그렁한데

깊은 골에서 골물이 나와 꽃이 나와

꽃에서 갓난 아가 살갗 냄새가 난다

젖이 불은 매화나무가 넋을 놓고 앉아 있다​

 

 

문태준 시집 / 가재미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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