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신종식
매화나무의 解産 / 문태준
늙수그레한 매화나무 한 그루
배꼽 같은 꽃 피어 나무가 환하다
늙고 고집 센 임부의 해산 같다
나무의 자궁은 늙어 쭈그렁한데
깊은 골에서 골물이 나와 꽃이 나와
꽃에서 갓난 아가 살갗 냄새가 난다
젖이 불은 매화나무가 넋을 놓고 앉아 있다
문태준 시집 / 가재미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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