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푸른 언덕 2022. 12. 3. 21:06

 

그림 / 신종식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마음도 한 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들으며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 박재삼 시인 >

* 1933년 동경 출생

*1955년 시 정적 (靜寂) 이 서정주에 의해 현대문학에 추천됨

*1962년 첫 시집 (춘향이 마음) 출간

*1970년 두 번째 시집 (햇빛 속에서) 출간

*1994년 한국 시인협회 기획위원장

*1997년 향년 64세 고혈압, 만성신부전으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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