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만가(輓歌) / 도창회

푸른 언덕 2022. 12. 2. 14:03

 

그림 / 신종식

 

 

 

만가(輓歌) / 도창회

 

 

바람 탄 세월을

눈물로 머금어 보내고

설렘으로 다듬질 하던

방망이소리 이젠 가슴에 멎고

길바닥에 깔린 한 밟고

저승 먼 길 떠나간다

 

나뭇가지에 부는 부산한 바람따라

지난 삶의 희구들이

꽃상여에 매단 요령소리 되어

가을바람 타고 낙엽으로 난다

 

모서리마다 갈린 아픔

목피 쏟아 부른 노래

깊어서 더욱 서러운

외로운 넋을 어쩔고

 

망각천 깔고 앉아

엇가슴에 아린 속을 혈흔으로 달래도

떠나가면 다시 못 오리라

북망산 가는 길목

행여 이승소식 바람결에 들려와도

못들은 척 미련 두지 마소서

 

 

 

* 희구들이 (desire) 욕망, 원하다

* 망각천 / 온갖 감정의 탁류에 휩쓸리는 감정

* 북망산 / 죽음의 상징 산

 

 

도창회 교수님

*수필의 대가, 전 동국대 영문과 교수, *장시<조선의 넋>

*<수필 문학론><한 영혼의 연가><설산 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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