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바람 부는 날의 풀 / 윤수천

푸른 언덕 2022. 12. 1. 00:14

 

그림 / 박중욱

 

 

 

바람 부는 날의 풀 / 윤수천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 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가를 보아라

 

 

 

<윤수천>

아동 문학가, 시인, 수필가

충북 영동 출생(1942~)

1974, 소년중앙 문학상

1976,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빈 주머니가 따뜻하다><너에게는 나의 사랑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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