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박중욱
바람 부는 날의 풀 / 윤수천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 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가를 보아라
<윤수천>
아동 문학가, 시인, 수필가
충북 영동 출생(1942~)
1974, 소년중앙 문학상
1976,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빈 주머니가 따뜻하다><너에게는 나의 사랑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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