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다이아나 루먼스

푸른 언덕 2022. 10. 5. 16:09

 

그림 / 장 줄리앙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다이아나 루먼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을 덜 하리라

 

아이를 바로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게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아이를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 데 관심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도종환 엮음 /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나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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