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붓을 씻으며 / 김행석

푸른 언덕 2022. 9. 19. 16:43

 

그림 / 이우환

 

 

 

 

붓을 씻으며 / 김행석

 

 

밭을 간 농부가 쟁기를 씻듯

나도 붓을 씻는다

내 맘 깊숙이 낀 때들이

붓을 따라 모두 빠져나가려는지

검은 생각들이 계속 흘러나온다

 

붓 하나 씻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밥벌이에 찌든 나를 씻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화선지를 보니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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