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쉽게 쓰여진 시 / 서지영

푸른 언덕 2022. 9. 20. 18:50

 

그림 / 윤제우

 

 

 

 

쉽게 쓰여진 시 / 서지영

 

 

유관순 언니의 손톱도 잊었다

15초조차 슬프지 않다

테이블에 먹다 남은 간장치킨이 나뒹군다

온 채널이 먹방이다

바보가 바보 세상에서 똑똑해진다

도대체 배고픔과 피로와 창백함과

허무와 부조리와 pain은 어디에 있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손톱 밑 가시조차 없다

감각의 제국에 고통은 없다

온통 타이네놀 껍질뿐

하루가 잘 지나간다

시가 아주 쉽게 쓰여진다

 

 

 

서지영 시집 / 이 모든 건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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