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다리 / 정복여

푸른 언덕 2022. 5. 23. 04:27

그림 / 장순업

 

다리 / 정복여

강물 이라든지 꽃잎 이라든지 연애

그렇게 흘러가는 것들을

애써 붙들어보면

앞자락에 단추 같은 것이 보인다

가는 끝을 말아쥐고 부여잡은 둥긂

그 표면장력이 불끈 맺어놓은 설움에

꽁꽁 달아맨 염원의 실밥

바다로나 흙으로나 기억으로 가다

잠깐 여며보는

그냥...... 지금...... 뭐...... 그런 옷자락들

거기 흠뻑 발 젖은

안간힘의 다리가 보인다

정복여 시집 / 체크무늬 남자 <창비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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