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차명희
장미의 내부 / 최금진
벌레 먹은 꽃잎 몇장만 남은
절름발이 사내는
충혈된 눈 속으로
쪼그리고 우는 여자를 꺼내놓는다
겹겹의 마음을 허벅지처럼 드러내놓고
여자는 가늘게 흔들린다
노을은 덜컹거리고
방 안까지 적조가 번진다
같이 살자
살다 힘들면 그때 도망가라
남자의 텅 빈 눈 속에서
뚝뚝, 꽃잎이 떨어져내린다
최금진 시집 / 황금을 찾아서 <창비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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