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가시연꽃 / 최두석

푸른 언덕 2022. 5. 19. 16:52

그림 / 김혜숙

 

가시연꽃 / 최두석

 

자신의 몸 씻은 물 정화시켜

다시 마시는 법을 나면서부터 안다

온몸을 한장의 잎으로 만들어

수면 위로 펼치는 마술을 부린다

숨겨둔 꽃망울로 몸을 뚫어

꽃 피는 공력과 경지를 보여준다

매일같이 물을 더럽히면 사는 내가

가시로 감싼 그 꽃을 훔쳐본다

뭍에서 사는 짐승의 심장에

늪에서 피는 꽃이 황홀하게 스민다.

 

최두석 시집 / 투구꽃 <창비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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