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봄비 / 박형준​

푸른 언덕 2022. 4. 19. 19:11

그림 / 정미라

 

봄비 / 박형준

당신은 사는 것이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내게는 그 바닥을 받쳐줄 사랑이 부족했다. 봄비가 내리는데, 당신과 닭백숙을 만들어 먹던 겨울이 생각난다. 나를 위해 닭의 내장 안에 쌀을 넣고 꿰매던 모습, 나의 빈자리 한 땀 한 땀 깁는 당신의 서툰 바느질, 그 겨울 저녁 후후 불어먹던 실 달린 닭백숙

 

박형준 시집 /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박형준

1991년 <한국일보> 산춘문예 당선, 미당 문학상 수상

시집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외 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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