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알프레드 시슬레
알맞은 거리 / 나호열
너는 거기에
나는 이 자리에
당신 곁에 머물면
화상(火傷)을 입고
당신 곁을 떠나면
동상(凍傷)에 걸린다
그래서 길이 태어나고
너른 들판이 뛰어오지
눈빛으로 팔을 건네는
아득하지 않은 거리
아늑한 거리
그 여백은
아쉬움이 아니라
그리움으로 번지는
점자로 읽는 바람
채찍이 춤추는
알맞은 거리
나호열/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 (시인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