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빈잔 / 임성구

푸른 언덕 2022. 3. 30. 18:47

그림 / 박지숙

 

빈잔 / 임성구

내 앞에 놓여있는 쓸쓸한 너를 두고

무엇을 채워줄까 고민하다 잠이 들었네

마셔도 비워지지 않는 향긋한 술이 떠도네

봄은 피고 지고 맵게 울던 매미도 가고

발갛게 익은 가을과 설국의 계절 보내놓고

또다시 한 바퀴의 잔을, 채우면서 웃어보네

화무에 취해버린 내 잠꼬대에 걷어차여

쏟아진 너의 생애 얼마나 많이 아플까

미안타, 마음 하나 못 채워 헛꽃만 뭉텅 피네

 

 

*미안타 : 미안하다 (방언)

 

임성구

시조집 <혈색이 돌아왔다><앵통하다 봄>

<살구나무죽비><오랜 시간 골목에 서 있었다>

현대시조 100인선 시집 <형아>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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