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강애란
살아 있는 심청이 / 김용하
내 짧은 혀끝에 묻어 사는 심청이
대화 속에서 불쑥 살아나온다
내 속에 눌러 살기엔 사건이 크다
이 시대 아버지를 돈더미로 보는 아들들
딸들이 있기에 연꽃에 숨어 살던 심청이를
밝은 세상에 모두가 볼 수 있는 곳
심어 경작하여 수십만의 가슴에 모종하여
그 열매를 따내야 한다
흐르는 물 예대로고, 달 그대로 뜨건만
인정은 마를 대로 마르고 정신없는 세상사
이 시대를 지고 갈 심청이가 많으면 좋겠다
문명의 오솔 길 연꽃의 향으로, 아름다움으로
살아 세상을 꾸리고 장식해 아들이 아버지 되는
내일을 위해 딸이 할머니 되는 훗날을 위해
심청이들이 꾸려가는 세상이 왔으면 하고.....
시집 / 겨울나무 사이
<토담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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