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바다를 본다 / 이생진

푸른 언덕 2022. 1. 28. 20:49

그림 / 안호범

바다를 본다 / 이생진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

바다를 본다

한 마리의 들쥐가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다를 본다

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이생진 시집 / 그리운 바다 성산포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백꽃 / 문정희  (0) 2022.01.30
아침 이슬 / 문정희  (0) 2022.01.29
바다를 본다 / 이생진  (0) 2022.01.28
살아 있는 심청이 / 김용하  (0) 2022.01.27
​삶이 삶을 끌어안네 / 양광모  (0) 2022.01.26
病 / 기 형 도  (0) 202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