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살아 있는 심청이 / 김용하

푸른 언덕 2022. 1. 27. 21:59

그림 / 강애란

 

살아 있는 심청이 / 김용하

 

내 짧은 혀끝에 묻어 사는 심청이

대화 속에서 불쑥 살아나온다

내 속에 눌러 살기엔 사건이 크다

이 시대 아버지를 돈더미로 보는 아들들

딸들이 있기에 연꽃에 숨어 살던 심청이를

밝은 세상에 모두가 볼 수 있는 곳

심어 경작하여 수십만의 가슴에 모종하여

그 열매를 따내야 한다

흐르는 물 예대로고, 달 그대로 뜨건만

인정은 마를 대로 마르고 정신없는 세상사

이 시대를 지고 갈 심청이가 많으면 좋겠다

문명의 오솔 길 연꽃의 향으로, 아름다움으로

살아 세상을 꾸리고 장식해 아들이 아버지 되는

내일을 위해 딸이 할머니 되는 훗날을 위해

심청이들이 꾸려가는 세상이 왔으면 하고.....

 

시집 / 겨울나무 사이

<토담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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