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엄마의 꽃밭 / 김 광 희( 2021 신춘문예 조선일보 / 동시 )

푸른 언덕 2021. 11. 15. 18:39

그림 / 김 광 해

 

엄마의 꽃밭 / 김 광 희

( 2021 신춘문예 조선일보 / 동시 )

 

 

 

 

종일 튀김솥 앞에 서서

오징어 감자 튀기는 엄마

밤늦게 팔에다 생감자 발라요.

 

 

그거 왜 발라?

예뻐지려고

웃으며 돌아앉아요.

 

 

얼마나 예뻐졌을까

곤히 잠든 엄마 팔 걷어 봐요.

양팔에 피어 있는 크고 작은 꽃들

 

 

튀김기름 튄 자리마다

맨드라미, 봉숭아, 채송화.

동생과 나를 키운 엄마의 꽃밭

 

팔뚝에 가만히 얼굴을 묻으면

아릿한 꽃향기에

눈이 촉촉해져요.

 

<김광희 시인 약력>

* 1957년 경주 출생

한국 방송 통신대 국어국문과 졸업

* 2006 <전북동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 2016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