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두렵지만 머물고 싶은 시간 / 은 시 영

푸른 언덕 2021. 11. 12. 17:32

그림 / 박 종 식

 

 

두렵지만 머물고 싶은 시간 / 은 시 영

 

두렵지만 머물고 싶은 시간

그건 사랑의 시간이었다.

바람은 언제나

나에게 속삭임으로

진실을 말해줬지만

나는 바람의 진실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아픈 시간들이

나를 지나간다.

나의 눈물은 시가 되고

시는 그대가 되어

다시 내 안에 머문다.

그리고

눈물 가득한 나에게

바람은 다시 속삭여준다.

눈물, 그것은

아무나 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늦은 것도 같지만

이번 바람의 위로를

나는 놓치기 싫었다.

 

( 신춘문예 당선작 / 2021, 경인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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