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가을이 오면 / 이 효

푸른 언덕 2021. 8. 29. 18:11

그림 / 권 현 숙

 

가을이 오면 / 이 효

수국 꽃잎 곱게 말려서

마음과 마음 사이에 넣었더니

가을이 왔습니다

 

뜨거운 여름 태양을

바다에 흔들어 빨았더니

가을이 왔습니다

 

봄에 피는 꽃보다

붉은 나뭇잎들

마음을 흔드는 것은

당신 닮은 먼 산이

가을로 온 까닭입니다

 

멀리서 반백의 종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올 때면

무릎 꿇고 겸손하게

가을을 마중 나갑니다

신문예 109호 수록 (가을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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