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권 현 숙
가을이 오면 / 이 효
수국 꽃잎 곱게 말려서
마음과 마음 사이에 넣었더니
가을이 왔습니다
뜨거운 여름 태양을
바다에 흔들어 빨았더니
가을이 왔습니다
봄에 피는 꽃보다
붉은 나뭇잎들
마음을 흔드는 것은
당신 닮은 먼 산이
가을로 온 까닭입니다
멀리서 반백의 종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올 때면
무릎 꿇고 겸손하게
가을을 마중 나갑니다
신문예 109호 수록 (가을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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