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사진관 앞에서 / 이 효

푸른 언덕 2021. 9. 27. 20:32

그림 / 용 한 천 (개인전)

 

사진관 앞에서 / 이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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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던 어린 날

붉은 벽돌 사진관 앞에 걸린

낯선 가족사진 한장

나비넥타이 매고

검정 구두 신은 사내아이

내 볼에 붉은 복숭아꽃 핀다

그 많던 가족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여윈 어깨의 검정 구두 남자도

홀로 액자 속을 걸어 나온다

사진관 불빛이 사라진 자리

젖은 바람 텅 빈 액자 속을지나

내 마음 벌판에 걸린다

 

출처 / 신문예 (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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