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수국 / 이 효

푸른 언덕 2021. 6. 26. 20:01

그림 / 이 효

 

수국 / 이 효

 

마음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흔적을 지운다는 것은 회오리바람

화병에 달덩이만한 수국을

손으로 뭉개면서 알게 되었다

지우면 지울수록

내면에서 올라오는 짙은 색들

꺼내놓으면 감당할 수 없을까 봐

세월로 눌러 놓았던 아픈 흔적들

마음에서 피어오르는 얼굴

항아리안에서 더욱 익어가는 그리움

세월이 가면 더 환해지는 수국

하루 종일 마음에 모진 붓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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