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이 효
수국 / 이 효
마음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흔적을 지운다는 것은 회오리바람
화병에 달덩이만한 수국을
손으로 뭉개면서 알게 되었다
지우면 지울수록
내면에서 올라오는 짙은 색들
꺼내놓으면 감당할 수 없을까 봐
세월로 눌러 놓았던 아픈 흔적들
마음에서 피어오르는 얼굴
항아리안에서 더욱 익어가는 그리움
세월이 가면 더 환해지는 수국
하루 종일 마음에 모진 붓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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