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 정 수
배경 / 이 효
당신은 한 평생 누군가에게
배경이 되어준 적 있는가?
젊은 연인들을 보아라
오래된 회색 집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찰칵
나의 배경은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되지 못한 가난함
그러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걸어 놓은 것
낡은 집에 주인은 바로 나
오래전에 떠난 푸른 나무들이
붉게 물들어 찾아오는 집
낡은 가로등이 보잘것없는 나를
환하게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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