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 정 연
봄 / 이 성 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시집 / 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류진*진혜원 엮음>
<이성부 시인 >
*1942년 전남 광주 출생
*첫 시집 (이성부 시집) 1969,으로 현대문학상 수상
*전남일보 신춘문예 (바람)당선
*경희대 국문과 졸업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암에서 / 나 호 열 (0) | 2021.07.27 |
---|---|
길 위에서 중얼 거리다 / 기 형 도 (0) | 2021.07.26 |
원죄 / 최 영 미 (0) | 2021.07.24 |
마지막 기회 / 최 영 미 (0) | 2021.07.23 |
고독 / 문 정 희 (0) | 2021.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