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현 / 어느날 어느 외로운 날 / 조두환 시인 먹구름이 주저앉은 도시 빌딩가 좁고 어두운 하늘아래 검은 바람이 분다 길가의 집과 사람들이 고광도 불빛 아래 환하게 드러나는 때 모두가 낯익은 것들이지만 모두가 나와는 무관하다 나는 여전히 외롭다 상점가 모퉁이에서 걸어 나오는 나와 똑같은 코트 입은 중년남자 나와 똑같은 스마트폰을 꺼낸다 알 수 없는 우연에 놀라서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을 넣지만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두가 나와는 무관하다 나는 여전히 외롭다. 시집 : 우리는 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