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 박준 . 단비 / 박준 올해 두 살 된 단비는 첫배에 새끼 여섯을 낳았다 딸은 넷이었고 아들이 둘이었다 한 마리는 인천으로 한 마리는 모래내로 한 마리는 또 천안으로 그렇게 가도 내색이 없다가 마지막 새끼를 보낸 날부터 단비는 집 안 곳곳을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밤이면 마당에서 길게 울었고 새벽이면 올해 예순아홉 된 아버지와 멀리 방죽까지 나가 함께 울고 돌아왔다 박준 시집 /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 있겠습니다 문학이야기/명시 2023.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