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신종섭 내 몸에 자석이 있다 / 박찬세 정신을 놓는 날이면 어김없이 내 침대 위다 여기가 어디지에서 어떻게 왔지로 뒤척이는 때이다 기억이 어항 밖으로 뛰쳐나온 뱀장어처럼 꿈틀대는 때이다 그때마다 내 몸에 자석이 있는 건 아닌지 짐짓 심각해져 보는 것인데 가끔 빗장 걸린 내 가슴이 활짝 열릴 때면 내가 키운 날짐승들이 무거운 날갯짓으로 이곳저곳 나를 부리고 다니다가 너무 많이 뱉어버린 말들을 물고 새들은 날아가고 내가 한껏 새처럼 가벼워지면 집이 풍기는 자장을 읽고 척하고 붙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 몸에 자석이 있다 생각하니 의문이 풀린다 공중화장실 둘째 칸만 가는 것이나 단골 식당 메뉴판 아래만 앉는 것이나 서점 시집 코노에만 머무는 것이나 쇠막대에 자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