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나무 / 이 성 선

푸른 언덕 2021. 6. 10. 08:00

그림 / 이 성 순

 

나무 / 이 성 선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구나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이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시집 / 매일 시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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