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벗 하나 있었으면 / 도 종 환

푸른 언덕 2021. 5. 20. 17:58

그림 : 김 선 정

 

벗 하나 있었으면 / 도 종 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당신은 누구십니까 / 창작과 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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