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최 미
날마다 생일이다 / 강 경 주
이 나이 되어 봐라
날마다 생일이다
주어진 하루하루가 새롭다,
선물 같다
숨 쉬는 순간 순간이
이슬 같다,
신기하다
본디 설렘이었던 것 / 강 경 주
씨앗으로 맺히기 전의 저 꽃은 무엇이고
꽃으로 오기 전의 설렘은 무엇인지
그 설렘 가마득한 길을 아지랑이처럼 가는 것
그냥 웃는 것이듯이 / 강 경 주
웃을까 말까 생각하다가
웃는 거 아니듯이
꽃이라고 필까 말까 생각하다가 피겠느냐
애비야,
질까 말까 생각했다면
꽃이 문득 지겠느냐
손 한번 잡지 않고도 / 강 경 주
간밤에 네 애비 와서
내게 손을 내밀더라
손 한번 잡는데 평생 걸리다니,
손 한번 잡지 않고도 평생을 살았다니......
시집 : 노모의 설법
<강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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