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홀로 새우는 밤 / 용 혜 원

푸른 언덕 2021. 3. 24. 20:41

 

그림 : 김 정 수

 

 

 

홀로 새우는 밤 / 용 혜 원

 

 

 

홀로 새우는 밤

 

세상 바다에

나뭇잎새로 떠 있는 듯

아무리 뒤척여 보아도

어둠이 떠날 줄 모르고

나를 가두어 놓았다

 

혼자라는 고독을

느낄 나이가 되면

삶이란

느낌만으로도

눈물만으로도

어찌할 수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함께할 수 있는 이 있어도

홀로 잠들어야 하는 밤

 

시계 소리가

심장을 쪼개고

생각이 수없이 생각을 그려낸다

 

밤을 느낄 때

고독을 느낀다

 

벌써

밤이 떠날 시간이

되었는데 내 눈에 아직 잠이

매달려 있다

 

 

 

시집: 용혜원의 그대에게 주고 싶은 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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