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봄비 내리는 날 / 이 효

푸른 언덕 2021. 2. 22. 21:24

그림 : 김 정 수




봄비 내리는 날 / 이 효


봄비가 내리는 날
너는 나에게로 와서 함박꽃이 되었고
나는 너에게로 가서 달 항아리가 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집이 되었다

이제는 지울 수 없는 너의 얼굴
그토록 눈부신 사랑이 거짓이라 해도
푸른빛으로 내게 온 너를
달빛으로 품은 나를 용서한다

너의 푸르른 얼굴을 매일 아침
가난으로 바라볼지라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봄비마다 입맞춤했기 때문이다


너는 눈부신 물빛으로 내게 번진 얼굴







'문학이야기 > 자작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  (0) 2021.02.27
수국 형제 / 이 효  (0) 2021.02.25
그림 / 이 승 희  (0) 2021.02.07
칼라 복사 / 이 효  (0) 2021.02.03
장미역 4번 출구  (0) 2021.02.02